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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ore honest we are with ourselves,
the better our chances for living a satisfying and useful life.

- Nancy McWilliams -

정신분석 리뷰

내사와 '공격자와 동일시'

크레도
2020-08-08 2020-08-08 13:37:13
내사introjection는 투사projection와 반대로 밖에 있는 것을 안에 있는 것으로 오해하는 과정이다. 양호한 내사의 경우 친밀하고 중요한 타인에게 원시적인 동일시를 하는 것과 같은 말이다. 어린아이들은 자신에게 중요한 사람들이 보이는 온갖 태도와 정서와 행동을 내사해 받아들인다. 그러나 악성의 내사는 악성의 투사와 마찬가지로 병리적이고 파괴적이다. 

'공격자와 동일시' 라고 알려진 과정은 동일시라기보다 내사 중에서도 가장 악명 높고 파괴적이며 병리적인 내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강한 공포를 느끼거나 학대를 당하는 상태에서 사람들은 학대자의 특성을 취함으로써 무서움과 고통을 극복하려고 한다. 이들은 "나는 무력한 희생자가 아니야. 나는 힘 있는 가해자야."라는 생각에 무의식적으로 끌리는 듯하다. 내사는 모든 진단에 걸쳐서 볼 수 있지만, 특히 가학증, 폭발성, 충동성을 보이기 쉬운 성격적 소질에서 두드러진다. 
                                                               
                                                                                     -N.M.Williams, Psychoanalytic Diagnosis, 학지사, p.159~p.160


어른에게 트라우마를 입은 아이는 공격자(가해자)와 동일시한다. 폭력적인 상황을 겪은 아이는 자신의 첫번째 충동을 거부, 증오, 혐오, 강력한 거절이라고 여길 것이다. 어른의 권위와 압도적인 힘이 아이를 말하지 못하게 만들고 감각을 빼앗을 수 있기 때문에 아이는 육체적 도덕적으로 절망감을 느끼며, 어른의 위협을 안된다고 거부하고 저할할 수 있을 만큼 자신이 충분히 강하지 못하다고 여긴다. 불안이 최고조에 이르면 아이는 완전히 스스로를 망각하고 공격자를 만족시키고 신성시하기 위해 공격자와 동일시하고 공격자의 힘에 스스로를 종속시켜 자동인형처럼 복종하게 된다.

공격자와 동일시를 통해 공격자를 내사한 아이는 외부현실을 망각한 정신내적인 존재가 된다. 정신내적인 존재란 트라우마를 초월해 트랜스 상태에 놓이는 것으로 쾌락원칙에 따라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환각을 사용해 현실을 변형하고 수정하는 상태를 말한다. 무엇이 됐건 공격적인 외부현실은 사라지고 트라우마를 잊은 환각상태 속에서 트라우마 이전의 부드러움을 유지하는 데 성공한다. 아이를 학대하거나 공격하면서 어른이 겪는 불안과 공포 및 어른의 죄책감을 내사한다. 

가해자는 거의 항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고 '아이라서 모든 걸 잊을 거야'라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이후 드물지 않게 가해자는 과도하게 도덕적이거나 종교적인 사람이 되고 아이의 영혼을 구제하기 위해 노력한다. 아버지에게 성적인 트라우마를 당한 딸의 경우, 엄마는 아이가 도움을 요청할만큼 충분히 친밀하지 못하며 도움을 요청해도 어처구니없다며 거절한다. 학대당한 아이는 기계적이고 순종적인 자동인형으로 변하거나 반항적이 되지만 자신이 반항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성적인 트라우마를 입은 아이의 성생활은 커서도 미숙한 채로 남거나 변태적인 형태를 취하게 된다. 

연약하고 미성숙한 인격은 갑작스런 불쾌감에 대해 방어하지 못하고 불안에 시달리며 위협하고 공격하고 가해하는 공격자와 동일시 혹은 내사한다. 트라우마를 입은 아이의 인격의 핵심은 자아이질적으로 반응할 수 없고 일종의 흉내를 통해 자아동질적인 방식으로만 반응하는 발달 수준에 고착된다. 인격구조가 id와 super-ego로만 구성돼 불쾌에 직면했을 때 안정적으로 자신을 유지할 수가 없다. 아이나 제자가 어른이나 부모에게 순종하거나 과도하게 숭배할때 사실은 그 뒤에 도가 지나친 사랑에서 벗어나고 싶은 숨겨진 강렬한 욕구가 있다는 것을 분석가나 부모는 끊임없이 알아차려야 한다. 

분석적인 최면상태에서 관찰해보면 트라우마를 입은 인격은 분열할 때 두려움도 충격도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격의 분열된 부분은 트라우마를 무효화하려고 하고 트라우마 이전에 존재했던 행복한 상태로 퇴행하려고 한다. 트라우마를 입은 아이는 이른 성숙이 일어난다. 새나 곤충에 의해 상처 입은 과일이 조숙하게 크는 것과 마찬가지로 트라우마는 정서적으로나 지능적으로 사람의 일부분을 조숙하게 만들 수 있다. 광기에 사로잡힌 위협적인 어른에 대한 아이의 두려움은 아이를 정신과 의사로 만든다. 정신과 의사가 되어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위험한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위험에 처한 사람들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방법을 깨우치게 된다. 

-Sandor Ferenczi, Confusion of tongues between adults and the child: The language of tenderness and of passion, 1933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