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 리뷰
정신분석적 치료란 무엇인가?
크레도
2020-07-27
2020-07-27 11:11:00
...정신분석적 계보에 속하는 다양한 치료적 접근법들은, 의식되지 않은 무의식적인 것을 인식하는, 자신의 내부에는 존재하지만 인식하기 힘들거나 고통스러운 것들을 인정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무의식적인 내용들은 취약성(심리적 혼란, 파편화, 파멸의 위험), 허세(수치심, 완벽의 포부, 전능감의 환상, 특별감 및 특권의식), 갈등(욕망과 금지 간의 긴장, 양가감정, 상호배타적인 목표의 추구), 도덕적 결함(자기기만, 자기정당화의 유혹, 행위의 부정적 결과에 대한 부정) 또는 육욕, 탐욕, 경쟁 그리고 공격성에 관한 것으로서,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사회보다 훨씬 더 위선적인 사회에서 Freud가 초기 이론을 통해 그토록 강렬하게 폭로하고자 했던 것들이다.
정신분석적인 임상적, 이론적 저술은 개인에게 분명하게 자각되지 않은 동기를 밝히는 일에 항상 초점을 맞추어 왔는데, 그 전제는 마음이 부인하는 측면을 자각하는 것이, 그것을 무의식적인 것으로 유지하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을 경감시켜 줄 것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관심과 에너지를 해방시킴으로써 개인의 삶을 현실적이고 생산적이며 즐겁게 만들기 위한 복잡한 과제에 사용할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설명이 다소 도적주의적인 것으로 들린다면 그것 역시 우연이 아닐 것이다. 수십 년 전에 사회학자인 Philip Rieff는 Freud를 기본적으로 도덕주의자라고, 어떤 죄를 지은 것에 대해 타인을 공격하려는 사람이라는 일반적 의미에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진실한 것을 지향한다는 보다 더 철학적인 의미에서 도덕주의자라고 설득력 있게 주장한 바 있다.
...정신분석은 정직함의 윤리에 기초하고 있다. 정직함의 윤리는 정신분석에 있어서 다른 어떤 목표보다도 우선시되며, 증상경감을 비롯한 치료적 목표는 정직한 대화의 부산물로 얻어지는 것이다. Thomas Szasz(2003)는 정신분석을 '의료적 치료가 아닌 도덕적 대화'(p.46)라고 정의한 바 있다.
...여러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검증된 자료에 근거하여 심리치료 과정을 종합적으로 비교한 Blagys와 Hilsenroth(2000)는 정신분석적 치료가 인지행동 치료와 구분되는 7가지 요인을 제시한 바 있다. 즉 정신분석적 치료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1) 감정과 정서의 표현에 초점을 둔다. (2) 환자가 특정한 주제를 회피하거나 치료적 진전을 지연시키는 행위(예: 저항적 행위)를 탐색한다. (3) 환자가 나타내는 행위, 사고, 감정, 경험, 관계(대상관계)의 패턴을 파악한다. (4) 과거 경험을 강조한다. (5) 대인관계의 경험을 주목한다. (6) 치료적 관계(전이와 작업동맹)을 강조한다. (7) 소망, 꿈, 환상(심리내적 역동)을 탐색한다. 이 연구자들은 이러한 차이가 '현재 경험을 중시함'과 '현재 경험을 중시하지 않음'처럼 질적인 것이 아니라 다분히 양적인 차이라고 말한다.
...Bion은 다소 약한 어조로 이야기했지만 정신분석적 치료자들은 어떤 '믿음체계'를 공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믿음의 내용에는, '자신을 깊이 안다는 것은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는 믿음', '솔직함(방어를 없애거나 거짓 자기를 참된 자기로 대체하는 것)은 건강함이며 특히 정신건강에 중요하다는 믿음', '정신분석적 치료자가 되는 최선의 방법은 정신분석적 치료를 받는 것이라는 믿음'이다.
....의사가 정신분석적 관점에 따라 의료적 시술을 하려면 정신분석에 관해 약간의 지식을 가지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고, 정신분석적 기법에 숙달해야만 한다. 정신분석적 기법은 책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시간, 노력, 그리고 성공적인 경험이라는 커다란 투자 없이 독자적으로 숙달할 수 없다. 다른 의료기법과 마찬가지로 정신분석은 이미 그것을 숙달한 사람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이다.(Freud, 1910, p.226)
...정신분석은 암묵적으로 순응을 중시하거나 물질주의적 욕구를 지지하거나 상업적 성공, 시장의 확대,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진보에 의해 인간의 고통이 해결되고 '행복의 추구'가 실현될 것이라고 가정하지 않는다. Thompson(2002)이 갈파했듯이, 개인이 속해 있는 문화가 무시하려는 현상에 관해서 솔직하게 말하려는 강렬한 성향 때문에 '정신분석은 항상 저항적이다.'(p.82)
...Freud가 실제로 시행했던 정신분석은 환자가 상당히 안정된 애착관계와 강한 정서 경험에 몰입하면서 동시에 이를 관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녀야만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신분석은 치료를 통해서 그러한 능력을 개발시켜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권유할만한 치료법이 아니다. 정신증 수준의 문제, 심한 중독증, 경계선 성격구조 또는 심각한 반사회적 성향을 지닌 사람들은 Freud식의 정신분석을 위한 좋은 치료대상이 아니다. 게다가 전통적 정신분석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더라도 매주 여러 회기(의 치료비)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많은 저술가들은 정신분석에 부적절하거나 비효과적인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정신분석'적' '치료'를 본래의 정신분석과 구분하고 있다. ....정신분석적 영향을 받은 치료법들이 진정한 정신분석보다 열등한 치료법이라고 생각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소중한 것이며 많은 환자의 경우에는 최선의 치료법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의 연구에서 정신분석의 치료효과가 지지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치료를 더 자주 그리고 더 오래 받을수록 그 효과는 긍정적이다(Freedman, Hoffenberg, Vorus, & Frosch, 1999; Sandell et al. , 2000; Seligman,1995). 또한 광범위한 Menninger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많은 내담자에게 있어 정신분석'적' '치료'는 정신분석과 유사하거나 그보다 나은 치료효과를 보인다는 점이 시사되고 있다. 이런 연구결과는 일부 내담자에게 덜 집중적인 치료가 오히려 최선의 치료방법이라는 임상적 경험을 지지하는 것이다. ...치료방법이 적절하고 유익한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얼마나 표준적인 기법을 따르느냐가 아니라 환자가 얼마나 자유롭게 말하고 자신의 진정 고통스러운 감정을 내보이며 치료에 깊이 몰입하느냐이다. ...치료효과는 치료법의 유형보다 치료자에 의해 달라지기 때문에 내담자는 자신의 견해와 일치하는 이론적 입장을 지닌 가장 유능한 치료자를 찾아야 한다.(Messer; Wampold, 2002, p.24)
-출처: Psychoanalytic Psychotherapy: A Practitioner's Guide by N.M.Williams, p.19~p.50에서 발췌, 2007, 학지사